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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dy

Ready To Die의 팩트들

The Notorious B.I.G.의 Ready To Die가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되었다. 관련된 몇 가지 재미있는 팩트들을 정리해 남겨본다.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출처는 하단에 표기해둔다.)



오랜만에 찾아보니 나는 2004년에 발매된 10주년 기념 Remaster 음반을 CD로 가지고 있더라.

오랜만에 찾아보니 나는 2004년에 발매된 10주년 기념 Remaster 음반을 CD로 가지고 있더라.

 

기록

  • Ready To Die는 Biggie가 생전에 발매한 단 한 장의 앨범이다.
  • 1994년 발매 첫 주에는 5만7천장 정도만 팔렸다. 그 후 1999년까지 4x platinum(4백만장)의 판매 기록을 남겼다.
  • 발매 당시 The Source Magazine으로부터 5 mics를 받지는 못했는데, 8년이 지난 2002년에 다시 실린 리뷰에서는 5 mics로 평가되었다.
  • 당시 Rolling Stone에서는 “Ice Cube의 Amerikkka’s Most Wanted이후 가장 강력한 솔로 랩 데뷔 앨범” 이라는 평을 남겼다.
  • 앨범의 히트곡 중 하나인 Big Poppa로 Grammy Awards에 Best Rap Solo Performance의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 해 그 상은 Gangsta’s Paradise를 부른 Coolio에게 돌아갔다.

 

앨범

  • Biggie는 원래 상업적인 곡을 배제하고 100% raw rap으로 앨범을 채우기를 원했다고 한다.
  • 당시 앨범 프로듀서이자 Bad Boy Records의 대표 Puff Daddy는 이 앨범의 상업적 성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Biggie에게 랩을 좀 천천히 부드럽게 해달라는 설득을 했다고.


 

(왼쪽에서부터) Craig Mack, Puff Daddy, & The Notorious B.I.G. 1994년 당시 Bad Boy Records는 Craig Mack과 The Notorious B.I.G. 두 신인의 데뷔 앨범을 함께 내놓고 히트시킨다. “B.I.G. Mack”이라는 글씨를 햄버거 박스에 찍어서 프로모션하기도 했다.

(왼쪽에서부터) Craig Mack, Puff Daddy, & The Notorious B.I.G. 1994년 당시 Bad Boy Records는 Craig Mack과 The Notorious B.I.G. 두 신인의 데뷔 앨범을 함께 내놓고 히트시킨다. “B.I.G. Mack”이라는 글씨를 햄버거 박스에 찍어서 프로모션하기도 했다.

 

트랙

  • 이 앨범에서 Biggie 자신이 가장 싫어한(덜 좋아한) 곡은 Juicy.
  • 이 앨범에서 Biggie 자신이 가장 좋아한 곡은 Machine Gun Funk.
  • The What의 제목은 Biggie와 Method Man이 처음 이 곡의 비트를 듣자 마자 보였던 반응에서 가져왔단다.
“What The Fuck Is That”
  • Warning의 비트는 원래 Big Daddy Kane을 위해 만들어졌었다.Easy Mo Bee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프로듀서

  • 꽤 유명한 일화인데, Juicy의 비트는 원래 Pete Rock이 처음 만들었다. 당시 Puff Daddy는 그의 집에 갔다가 Pete가 만든 그 비트를 듣고서는, 쉽게 말해 ‘베꼈다'고 그러더라. (Wax Poetics 인터뷰에서 Pete Rock이 직접 밝힌 일화)
  • Ready To Die를 만든다고 했을 때, Easy Mo Bee는 20개의 비트를 Puff Daddy에게 전달했다고.


 

(비록 합성 사진이긴 하지만) Biggie와 Easy Mo Bee. 난 이 둘이 한 앨범에서 만났다는 것이 고맙다.

(비록 합성 사진이긴 하지만) Biggie와 Easy Mo Bee. 난 이 둘이 한 앨범에서 만났다는 것이 고맙다.

 

작사와 레코딩

  • 앨범을 준비하면서 Biggie는 가사를 써서 녹음하는 방식을 버리고 머리에 기억해두었다가 그대로 녹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실제로 앨범 작업을 함께 한 다른 아티스트들이 스튜디오에서 가사를 적고 있을 때에, Biggie는 가만히 앉아서 아무 짓도 안 했다고. Biggie는 그들이 스튜디오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단다.
  • 그런데 Method Man이 밝힌 바에 의하면, Biggie가 항상 모든 가사를 기억해서 녹음하지는 않았단다. 실제로 종이에 라임을 적고, Method Man에게 어떻냐고 물어가기도 하면서 작업했다고.

 

Ready To Die의 album arwork에는 어느 꼬마의 사진이 있다. 이 아기 모델의 이름은 Keithroy Yearwood으로, Bronx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 모델 활동으로 돈을 많이 벌었냐고 주위에서 많이 묻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이미지 출처는 nydailynew.com

Ready To Die의 album arwork에는 어느 꼬마의 사진이 있다. 이 아기 모델의 이름은 Keithroy Yearwood으로, Bronx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 모델 활동으로 돈을 많이 벌었냐고 주위에서 많이 묻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이미지 출처는 nydailynew.com

 

샘플

  • 대개 힙합 앨범이 그렇듯, 이 앨범의 비트 역시 많은 샘플로 만들어졌다.
  • 샘플은 대개 70~80년 Soul과 R&B가 많다. 당시 Easy Mo Bee의 스타일이기도 하고.
  • Wikipedia에 정리되어있으니, 찾아볼 수 있다.
  • 이 앨범에 쓰인 샘플 곡들은 내가 직접 Spotify playlist로도 만들어두었다. 다들 워낙 명곡들이니 한 번 쭉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밖에

  • Biggie는 나중에 뉴욕에 soul food 레스토랑을 낼 계획이 있었다고. 식당의 이름은 ‘Big Poppas.
  • 앨범에 실린 Interlude에는 Biggie가 여자에게 구강 성교를 받는 소리가 나오는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실황을 녹음한 것이라고.

Ready To Die의 album arwork에는 어느 꼬마의 사진이 있다. 이 아기 모델의 이름은 Keithroy Yearwood으로, Bronx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 모델 활동으로 돈을 많이 벌었냐고 주위에서 많이 묻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이미지 출처는 nydailynew.com


 

내게 이 앨범은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힙합 프로듀서가 Easy Mo Bee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의 비트 6곡이 실려있다. 그것도 그가 가장 빛나던 시기의 작업들로.
  • (이런 질문이 터무니 없이 가혹하기는 하지만) 내게 단 한 장의 힙합 앨범을 꼽으라면, 이 앨범이 꼽힐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 (이 역시 가혹하기는 하지만) 이 앨범에서 한 곡을 꼽으라면, 아마도Machine Gun Funk. (자주 바뀌긴 한다.)
  • Bad Boy의 90년대는 내게 추억이 많다. 언제 들어도 정겹고 흥이 넘친다.

 

참고 웹사이트

건축가 승효상의 관찰 습성

얼마 전, 어느 팟캐스트에서 승효상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그 생각을 조금 더 알고싶어 그의 책을 읽어봤다.

건축가 승효상의 이름은 어릴적부터 들어왔는데, 어렴풋이 기억되는 그의 이미지가 내게 썩 좋지는 않았다. 인터뷰와 책으로 조금 더 알게된 그는 관찰과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함께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기를 원하는 열망 같은 것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라는 책은 그의 건축과 삶에 대한 사유를 담은 글 모음이다. 여행을 통한 경험과 생각들이 부드러운 흐름으로 전개되는데, 나는 여기서 드러나는 이 노련한 관찰자의 습성들이 흥미롭게 보였다.

세상의 많은 대상을 탐닉하기를 즐기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정리해 남겨본다.



낯선 이 되기

Hans Kollhoff의 베를린 장벽 기념벽. 이미지 출처 컬처그라퍼

Hans Kollhoff의 베를린 장벽 기념벽. 이미지 출처 컬처그라퍼

그가 세상을 관찰하는 주된 방식은 여행이다. 그는 여행이라는 방법의 장점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여행이 우리의 삶에 유효한 두 번째는, 어쩔 수 없이 ‘아웃사이더’의 입장이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타자화된 이방인은 싫든 좋든 현실에서 비켜서서 그 현실을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를 통해 저울질하며 스스로를 사유의 세계로 모는 자이다.”

대상을 몰두하면 애착이 생기고, 애착은 점점 시야의 폭을 좁힐 수 있다. 여행은 대개 관찰자가 낯선 이가 되는 경험이기에, 대상과의 거리와 균형을 두기에 좋은 관찰 방법이다.

때때로 관찰자와 대상의 관계가 관찰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내 지인이 만든 무엇은 왠지 더 좋게 평해야할 것 같고, 경쟁자의 행동은 괜스레 흠잡고 싶어진다. 나의 생존에 도움되는 것은 칭송해야할 것 같고, 계속 응원해오던 누군가의 실수는 덮어두고 싶다.

좋은 관찰은 대상을 균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방법이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수시로 이방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기록을 활용하기 vs 실체에 부딪히기

베를린의 옛 지도. 이미지 출처 Wikimedia

베를린의 옛 지도. 이미지 출처 Wikimedia

그는 관찰에 있어서 지식의 흔적을 잘 이용한다. 여행에서는 지도에 담긴 정보가 큰 도움이 된다는데, 도시의 갖은 인문학적 맥락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지도에는 수없이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여기에 공간적 상상력과 문화적 해석력을 동원할 수 있으면, 이미 나는 지도의 도시 속에서 거닐고 있게 된다.”

기록을 참고하는 것은 그가 체득한 훌륭한 관찰 방법이다. 지도든, 글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시간과 사유가 담긴 개체를 활용하는 것은 관찰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란다.

“그러나 지도에서 결코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지도는 위에서 보는 그림일 수밖에 없어 땅을 디디고 사는 거주인의 삶을 같은 위치에서 볼 수 없다.”

그가 관찰하고 싶은 대상은 거주인의 삶인데, 이의 주된 속성은 땅을 디디고 산다는 것이다. 지도에 아무리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거주인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그 주된 속성을 통해 직접 관찰해야한다는 것이다.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라는 어느 광고 카피가 말해주듯, 기록을 통한 관찰은 한계가 있다. 대상의 실체에 부딪혀가며 관찰하여 습득되는 사유만이 힘이 있다. 정말 알고싶다면, 몸을 날려 부딪히자.

“우리에게는 일상의 삶을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축적되는 환상이 있다. 저 멀리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사는 이들과 그들의 환경에 대해 읽고 들은 지식으로 생긴 상상인데, 이는 가공이라 거짓이기 쉬우며 그래서 힘이 없다.”


집착하기

종묘 정전 앞 월대 공간. 승효상의 종묘에 대한 집착은 대단해 보인다. 이미지 출처 컬처그라퍼

종묘 정전 앞 월대 공간. 승효상의 종묘에 대한 집착은 대단해 보인다. 이미지 출처 컬처그라퍼

그의 인터뷰나 글을 보면, 그가 ‘종묘빠’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그는 수도원 건축과 사찰 공간의 매니아이고, 묘지가 있으면 지나치지 않으며, 폐허가 된 옛 도시를 찾아다니고, 골목길에 집착한다. 쉽게 말해 공간 오타쿠다.

“우리는 차를 몰고 가다가 사이프러스 나무가 울창하게 뻗어 둘린 곳이면 으레 묘지인 줄 알았고, 내려서 그 풍경 속을 거닐었다.”

이런 집착은 그의 사유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연료와 같지 않을까. 공간에 대한 그 사유의 넓이와 깊이는 집착이 없이는 얻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좋아하고 끌리는 것이 있다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집착. 관찰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이름짓기

승효상의 건축사무소 ‘이로재’의 현판. ‘이슬을 밟는 집’이라는 뜻이란다. 이미지 출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승효상의 건축사무소 ‘이로재’의 현판. ‘이슬을 밟는 집’이라는 뜻이란다. 이미지 출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그는 뭐든 이름 짓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겉멋이 잔뜩 들어간 듯한 ‘빈자의 미학이라는 선언부터, 이로재, 수졸당, 수백당, 모용공간 등 기회만 되면 의미를 담은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붙인다. 때로는 지식인의 현학적인 습관이 아닌가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름짓기라는 행위가 그에게 갖는 의미가 좀 있나보다.

“꽃 이름을 아는 게 그 꽃의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며 그 속에 내재된 자연의 질서를 깨닫는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면 그 꽃을 다시 보았고 더욱 아름다웠다.”

굳이 김춘수의 시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그래, 무언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의 측면으로 대상을 다시 관찰하게끔 하는 행위임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들의 이름을 이제 다시 지어 보는 것이 어떤가. 당신은 당신의 집을 어떻게 이름 할 것인가. 수졸당이 아니라 화려함을 뽐내는 수화당(守華堂)이요, 이로재나 기오헌이 아니라 돈을 밟고 사는 이부재(履富齋)요, 재물에 기대어 한껏 오만을 부리는 기재헌(奇財軒)일 것인가.”

대상의 속성을 언어로 치환해보는 것, 그것도 짧은 하나의 이름으로 바꿔보는 것은 분명 관찰의 각도를 좁히고 틀어보는 것일테다. 좋은 방법이다.

내가 몸담은 회사에서 만든 제품 중 원래 이름이 ‘King Album’이였던 것이 있다. 나는 이것의 이름을 Tidy로 바꿔보자고 제안했고 정식 명칭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부르는 말’이 바뀐 것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우리는 매일 이 제품의 디테일을 논하며 자문한다. “이게 Tidy한가?”



고독하게 관찰하기 vs 함께 대화하기

찾아보니 이 분 인터뷰가 아주 많다. 로맨틱가이 코스프레로 카메라 앞에 서기도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찾아보니 이 분 인터뷰가 아주 많다. 로맨틱가이 코스프레로 카메라 앞에 서기도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여행은 혼자 가는 게 제일 좋다고 한다. 경험으로 볼 때 둘이 가면 반만 여행하는 셈이 되고, 셋이 가면 하나는 왕따 되기 쉽고, 넷은 편이 갈라진다.”

그가 혼자 여행하기를 즐기듯, 나 역시 대상을 혼자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어떻게든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려 노력한다.

때로는 대상의 속성을 부딪혀보기 전에 주변인들이 만들어내는 의견이 나의 시야를 가리기도 하는데, 이것이 내가 ‘집단 관찰’을 피하려는 주된 이유이다. 이런 면에서 관찰은 고독할수록 좋다.

그렇다고 관찰의사유를 남들과 나누기를 꺼리지는 않는다. 그는 과 강연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익숙한 여행지에는 손님을 데려가기도 한다. 대화는 새로운 관찰 방향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그 자체로서 훌륭한 관찰이기도 하다(요즘 나는 대화의 힘을 많이 실감한다).

고독하게 관찰하고 함께 대화하는 프로세스는 좋은 관찰자의 루틴이 아닐까. (‘관찰의 습성’이라는 대상을 관찰하고 글로 적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지금 나의 행위도 어쩌면..)




관찰 습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준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이렇게 실용적인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건축과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몇 년 전에 읽었다면 아마도 건축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을 것 같다(나는 건축학을 오랫동안 공부하고 변변찮게 골몰하기도 했었다). 요즘은 조금 자유로워졌는지, ‘건축 관련 경험자’라는 딱지를 떼고 철저히 ‘낯선 이’로서 대할 수 있었다. 이로써 나는 새로운 각도로 이 사람의 생각에 대해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었다.

끝으로, 균형적이고 효과적인 관찰의 자세는 ‘자신의 것’을 되돌아볼 때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느낀다. 건축가로서 수십년을 살아온 저자는 그의 평생의 업인 건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유에서 세워지건, 건축이나 도시는 결국은 붕괴되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 말도, 낯선 이로서 고독하게 자신의 것을 관찰하였기에 가능한 고백이 아니였을까.

마담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cel) →

haerinkim: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 마르셸 프루스트

정말 그렇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 앞을 스쳐가는 익숙한 장면이나, 소리, 향기를 타고 순식간에 어떠한 기억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돌아올 때가 있다. 그 기억이 행복한 것인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끔찍한 종류의 것인지는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채로 말이다.

이것은 영화 <마담푸르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cel)> 의 첫 장면을 장식하는 문구이자,…

Music Listening Note: Michael Wycoff

요즘 가장 재미있게 듣는 음악 중 하나는 Michael Wycoff

  • Stevie Wonder의 백업 보컬로 활동하다가 RCA와 계약하고 솔로로 1980-1983 딱 3장의 앨범을 발표
  • 쩌는 음악에 비해 커리어가 왜 그리 짧은고 하니, 약물 중독으로 불행한 시절을 보냈다고. Homeless 생활도 했단다.
  • 음악에서는 Stevie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앨범 작업을 함께 한 연주자들이 대개 Stevie와 연이 닿아있는 분들
  • 아무래도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Webster Lewis의 실력이 좋은게 아닐까 싶은데. 이 분은 Jazz에서 Disco까지 좀 넓게 활동한 키보디스트이기도. 이 레인지가 Wycoff의 음악에서도 나타난다. 이 시대는 정말 melting pot이라는 느낌.
  • 모든 앨범 모든 곡에서의 모든 악기의 연주가 훌륭한데, 특히 베이스는 정말 탄탄하고 쫀쫀하다.
  • [Tell Me Love]에서의 베이스는 특히 심하다. (Hyunwoo 형 왈, “요즘의 베이스주자들이 이보다 못치는건 아닐텐데 왜 요즘 음악들은 이런 느낌을 못내는지 참 궁금함”)
  • 음악 스타일이 다양한 것도 재미있는데, 심지어는 Evelyn Champagne King과 부른 듀엣 발라드도 있다.
  • 웃긴게.. 이 분은 나중에 교회로 돌아가 목사가 되었고, 아들이 DJ로 활동중. 근데 이름이 DJ Michael Wycoff. 효심인가.

Music Listening Note: 1980’s R&B

요즘은 Haerin과 함께 1980년대의 R&B 음악을 주로 듣고 있는데, 알게되거나 느낀 몇 가지들.  


1) 혼성 듀오 Yarbrough and Peoples에서 “Peoples”는 여성 멤버 Alisa Peoples의 last name.  


2) The Notorious B.I.G.의 [Mo Money Mo Problems]의 샘플로 유명한 Diana Ross의 [I’m Coming Out]의 프로듀싱과 기타는 Nile Rodgers의 것. 구성과 전개가 말도 안 될 정도로 훌륭하다.  


3) Mtume의 리더 James Mtume은 자신의 밴드 외의 가수들에게도 좋은 곡을 줬었는데, Stephanie Mills의 몇 곡들이 특히 좋다.

그리고 Roberta Flack에게 준 [The Closer I Get To You]는 Donny Hathaway가 함께 부르기도 했다. Mtume과 Donny의 #연결고리!  


4) Teena Marie 전성기 대부분의 앨범은 self-production이다. Funk와 R&B를 걸치고 완벽한 string과 brass 편곡을 하고 그 위에 그 아찔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다니. 그녀는 정말 one-of-a-kind였다.  


5) Teena Marie는 한 때 Giorgio Moroder와 함께 한 적도 있다 - [Lead Me On]. 이 곡은 영화 [Top Gun]의 soundtrack으로 실렸다.  


6) Kool & The Gang은 히트곡이 어찌나 많은지, 도무지 좋은 곡을 추릴 수가 없다. 언뜻 동어반복 같기도 하지만, 시도한 변화를 따라가다보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느껴진다.  


7) 1980년대는 Michael Jackson과 Janet Jackson만큼 Jermaine Jackson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였다. 아직 Berry Gordy의 흔적도 볼 수 있고, 음악적 레인지가 다양해서 듣는 재미가 꽤 있다. [Let’s Get Serious]에서는 Stevie Wonder의 위대한 베이스까지.  


8) 동시대의 유사한 음악 장르 안에 있었지만, 도저히 한 무리로 묶어 볼 수 없는 위대한 아티스트 몇이 보인다. Prince, Sade, 그리고 Rick James.

끝으로, Wikipedia와 Spotify 만세!

Fans Aren't Going To Pay For Music Anymore. And That's Ok. - Digital Music News →

1) 스트리밍으로 쉽고 빠르게 음악이 소비되는만큼, 음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배고픈 아티스트는 더 배고플 수 밖에 없는.
(예컨대 1만명의 팬을 지닌 아티스트가 새 앨범을 발표하면 iTunes로 벌 수 있는 돈은 $70,000 vs Spotify로 벌 수 있는 돈은 $5,000. 아주 관대하게 계산하더라도 말이다. YouTube로 듣는다고 가정하면 할 말도 없음.)

  
2) Fast listener에게 내 음악을 비싼 값으로 쳐달라는 것도 넌센스다. PledgeMusic, BandPage, Patreon, Indiegogo 등의 모델을 활용하여 heavy lister에게 그 대가를 받아내는 것이 한 방법일 수도.

  
3) 가장 큰 문제는 heavy listener에게 음악인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 fast listener에게 제공할 패키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몇 센트로 평생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것에 누가 $10나 지불하나.

  
4) 스트리밍이 가져온 기술적 장점을 거부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쉽게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된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천천히 곱씹으며 듣는’ 음악의 소중함 또한 알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

  
+) 음악인 여러분 항상 감사합니다.

iOS에 바로 프로토타입을 올릴 수 있는 강력한 툴, Form →

radiofun:

프로토타입 툴로서 Quartz Composer의 단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 용어의 모호함 : 툴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디자이너에게 친숙하지 않다.
  • 복잡한 에디터 : 패치를 선으로 엮는 구조이기 때문에 복잡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엔 에디터 보는 일 자체가 일이다. 특히 이런 툴은 복잡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쓰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
  • 공유의 어려움 : 사용자의 환경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인터랙티브 파일의 공유가 어렵다. 특히 모바일 앱 프로토타입을 할 경우, 기기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

Origami는 용어의 모호함을 없앴다. 더불어 디자이너가 필요로하는 기능들을 잘 묶어서 유용한 패치를 제공해서 한결 쉽게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한 에디터의 문제는 남아있고, 공유의 어려움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툴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공유는 되지 않은 상태.

그런데 어제 RelativeWave에서 내놓은 “Form”이라는 대항마(?)가 공개되었다. 이 툴은 기본적으로 Origami+QC와 거의 동일한 node based programming 툴이다. 즉 패치와 패치를 선으로 엮어서 구조를 만들고 인터랙션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툴은 iOS 네이티브로 바로 프로토타입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카메라, 모션 센서를 가지고 바로 이미지를 가지고 놀 수 있다. 

QC+Origami에 익숙하다면 바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 용어도 거의 동일하고, 에디터 구조도 거의 같아서 버벅임이 전혀 없이 바로 샘플을 만들 수 있다. 다만 QC와는 다르게 데스크톱용 뷰어가 없어서 폰을 항상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인데, 큰 장벽은 아닌 것 같다.

기능은 QC+Origami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1.3버전까지 올라오면서 꽤 많은 기능이 추가된 터라, 단숨에 따라잡기에는 버거울 것 같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QC는 Classic/Bouncy Animation이라는 아무 값이나 다 easing을 줘버릴 수 있는 막강한 툴이 있었는데, 여기는 포지션에 대해서만 주어진다는 것. 이건 QC를 많이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좀 아쉬운 부분일 것 같다.

가격은 150불, iOS용 뷰어 앱은 무료다. 지금은 같은 Wi-Fi망에 물린 기기만 볼 수 있지만, 조만간 외부 망에서도 접근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하니 공유 측면에서는 정말 Framer 못지 않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Free Trial도 제공하니 연결된 홈페이지에서 바로 시도해 보시길.

Tobias van Schneider와의 대화

지난 금요일, Team TIDY는 Spotify의 Art Director인 Tobias van Schneider씨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타트업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서울에 온 그에게 우연히 TIDY를 소개할 기회가 있었고, 트위터로 먼저 연락해와 방문하고싶다고 하여 만남이 성사됐다. TIDY Pangyo HQ에 와서 사무실 구경도 하고, 에일 맥주를 나누며 웃고 떠들었다. 
전세계 4천만 active users와 1천만 paying subscribers를 지닌 영향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나누는 이야기는 재미도 있고 생각해볼거리도 꽤 있었다. 
대화의 내용을 조금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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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bias

  • 영감을 많이 주는 좋은 생각의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는 Spotify에서 단지 제품의 visual을 책임지는 역할이 아니라, 제품 전반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만드는 일을 주도하는 역할로 보였다.
  • Talkative했다. 만나자마자 TIDY 이야기를 시작하더라. 그러나 쓸데없이 수다스럽다기보다는 다양한 생각의 측면에 대하여 대화하기 즐거워하는 양반이었다.

Workflow: Prototyping과 사용자 테스트의 중요성

  • 업계의 분위기가 그렇듯, Tobias가 말하는 Spotify에서도 빠른 시도와 검증을 중요시하고 있다.
  • 시도를 위해서는 빠른 prototyping이 필요하고, 이미 업무 문화에 잘 적용되어있다. 
    (예컨대 Tobias에게는 personal prototypers 2명이 붙어서 빠른 prototyping을 진행한다고)
  • Prototyper라는 직군을 따루 두는데, 이는 prototyping만 전문으로 한다. 
    (대개 디자인과 개발 지식을 두루 갖춘 백그라운드의 사람들. 하지만 디자인을 완전 잘 하지도, 개발을 완전 잘 하지도 않는 수준)
  • 검증을 위해서 분석을 중요시하고, closed group test를 활발히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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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Projects 문화

  • Tobias의 Side Projects에 관한 생각은 이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비지니스적 목적이 배재된 순수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의 장점과 힘에 대한 믿음이 있다.
  • 본인은 현재에도 8개 정도의 side projects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 현재 Spotify에 몸담고 있지만,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꼭 그 회사에 속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 물론 본인의 스튜디오를 따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지만, Spotify 안에서도 side projects를 하는 문화를 많이 만들고 있다는 느낌.
  • 현재 designers.mx와 포트폴리오 웹사이트(Squarespace 보다는 좀 더 customize한)를 준비중이라고.

TIDY에 대한 생각

  • TIDY의 디자인과 개발력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 본인이 멘토링을 한 한국 스타트업들은 한국만의 특수하고 획일된 경향(예컨대 화면을 복잡하게 하거나)이 있는데, TIDY에서는 그렇지 않아 관심을 더 갖는 것으로 보였음
  • 휴대폰을 바꾸거나 다른 환경에서 앨범 관리할 수 있냐는 우려. 그리고 cloud storage를 활용해 해결하면 되지 않겠냐는 조언. (우리가 유저에게서도 자주 받는 피드백 중 하나)
  • iOS Photos의 moments처럼 자동 그룹핑도 있지 않냐는 의견. 그리고 자동 그룹핑이 얼마나 엉망인지 잘 알지 않냐는 내 의견에도 깊이 공감하는 것으로 보였고.
  • 모든 정리에는 유저의 의도가 들어가야하고, 자동이라는 것은 그 정리를 보다 쉽게 하기 위한 장치라는 데에도 공감함. 그것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에 상호 공감.
  • 당분간 수익 모델을 배제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긍정적이라는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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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matic Recommendation

  • Spotify Radio의 recommendation은 Pandora에 비해 심하게 구린 것을 인정. (하지만 조금 언짢은지 Pandora는 radio만 되지 않냐는 이야기를 계속..ㅋ)
  • 음악 추천 알고리듬 회사 Echo Nest를 인수한 이후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 추천은 어려운 것. 20곡 맘에 드는거 나오다가 하나 싫은거 나오면 고객은 이탈, 분노.
  • TIDY에서의 자동 그룹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맥락.

그 밖에..

  •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고, 즐거운 일을 삶속에 채워가며 살겠다는 강한 철학이 있었다. (나 역시 이런 생각과 노력을 지지한다.)
  • Spotify 유저들의 fast listening 행태는 예상대로. 심지어 artist profile page는 있는지 조차 모른단다. (내가 artist page를 wikipedia나 Facebook Page와 연계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자)
  • 오스트리아에 있는 본인 스튜디오는 본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시스템이라고. 서류상 계약은 되어있지만 각기 개별적인 프로젝트를 진행.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수염 관리 방법에 대해 물어봐서, 블로그에 정리해서 포스팅할 예정이란다. (간단히 말하자면, 머리털 관리랑 똑같다고..)

그리고 Team TIDY의 뉴욕 Spotify 오피스 투어를 약속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일은 즐거웠다. 앞으로도 다양한 친구를 만나고 생각을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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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DY INC. →

Friends,
My company got new name - TIDY INC. It’s been over a year since I have joined this awesome crew, and now I’m thrilled to share our experience here with you.
Please take a moment to visit our new website and check out what we do, how we think, and where to meet us. We are always open for meetups, good talks, and cold beer of course  http://tidyinc.net

제가 몸담고 있는 코브웍스는 이제 TIDY INC.(타이디 주식회사)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멋진 동료들과 함께한지 1년 남짓 되어가는데요,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즐거운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새로운 웹사이트에서는 우리의 생각과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니, 잠시 들러 구경해주세요. http://tidyinc.net 
앞으로 얼굴 뵙고 좋은 이야기 나누는 일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구요 

Confessions of a music thief →

"The painful irony here, however, is that recording artists and music labels earn far less money from me now that I have gone legit than they did when I was a thief."

Confessions of a music thief - By Zach Epstein on BGR

  • 음악 산업이 ‘앨범’이라는 역사 깊은 최강의 판매 패키지를 잃었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 Vinyl이나 CD 등의 매체는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고, 그것은 자연스레 Album, LP, EP 등의 판매 패키지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물리적 한계가 없어진 요즘에는 ‘대체 어떻게 포장해서 팔아야할지’가 애매해진 상황.
  • 이런 변화의 상황에서 가장 바보같은 짓은 piracy에 대해 집착하고 개개인의 양심에 호소하는 일이 아닐까. (예컨대 굿다운로더 캠페인이라며 돈 써가며 소비자를 교화하려는 짓 같은)
  • 새로운 음악 소비 유형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존경을.

Common의 음악 - Producer의 변화에 따라 →

Common의 새 앨범 Nobody’s Smiling이 발매되었다. 이번이 딱 10번째 작품이다. 비록 한동안 식상한 모습에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즐겨들어오던 뮤지션이라 앨범이 나오면 매번 기대반 우려반으로 듣고는 한다. 대강 떠오르는 커리어만 짚어봐도 이 형이 좀 짱이긴 하다.

  • Conscious Rap, Intellectual Rapper 하면 단연 Common이 대표주자였지. (근데 요즘도 이런 말 쓰나?)
  • L L Cool J와의 beef는 최고였어.
  • Chicago hip-hop은 원래 Common 것이다. 잘 일군 땅에서 Kanye도 싹텄고.
  • 다른 rapper들이 du-rag 쓸 때, 이 형은 직접 뜨개질한 털모자나 뉴스보이캡을 쓰고 다님.
  • Soulquarians의 핵심이였다. Amen.
  • "The revolution would not be televised. The revolution is here!"





Common의 앨범들은 프로덕션을 즐기는 재미도 큰데, 매번 앨범 안의 거의 모든 곡을 한 명의 프로듀서에게 맡기는 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프로듀서의 변화에 따라서 그의 음악을 시기 별로 나누어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본다.




1. No I.D. Era

난 초기 Common의 음악을 좋아한다. 앨범을 하나 하나 지나면서 점점 애늙은이의 면모가 나오긴하는데, 첫 앨범의 Take It EZ 같은 곡에서만큼은, 완전히 젊은 Common을 즐길 수 있다. 
No I.D.의 비트는 20년 전에도 단단한 숫컷이였다. 특히 Resurrection 앨범에서는 주로 Jazz 샘플을 쓰는 비트가 많은데, 단정한듯 묵직하고 카리스마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 형처럼 터프하고 단단하게 힙합 만드는 사람도 몇 없는 것 같다.

시기

1992-1998

발매 앨범

  • Can I Borrow a Dollar? (1992)
  • Resurrection (1994)
  • One Day It’ll All Make Sense (1997)

대표곡

  • Take It EZ
  • I Used to Love H.E.R.
  • Retrospect for Life




2. J Dilla Era

어릴 때 열광한 음악이 Soulquarians였으니, 난 이 시절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Like Water for Chocolate은 처음으로 Gold를 기록하며 흥행도 거머쥐었고(당시 잘나가던 DJ Premier의 덕을 보긴 했다), Soulquarians이 총출동한 무지막지한 소리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Dooinit은 지금 들어도 미치겠다.) 
Electric Circus는(평가가 심하게 갈리고 흥행도 실패했지만) 내가 두번째 좋아하는 Common 앨범이다. 비록 여기서 알려진 곡은 Come Close 하나 밖에 없지만, Dilla와 James Poyser가 작정하고 만든 떨같은 소리들 위에 Erykah Badu, Bilal이 노래하고 Common이 랩한다. 이런 축복은 다시 안 돌아오는 것이다.

시기

1999-2003

발매 앨범

  • Like Water for Chocolate (2000)
  • Electric Circus (2002)

대표곡

  • The Light
  • Dooinit
  • Aquarius




3. Kanye West Era

나는 이 시기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Electric Circus 때 ‘너무 예술가짓해서 쪽박차고 잔뜩 쫄아서 작정하고 소프트하게 만든’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Dilla와 더 새롭고 멋지게 도전을 기대한 나로써는 관전 포인트가 사라진 셈. Kanye의 프로덕션은 이미 너무 대세가 되어있었다. Common이라는 뮤지션의 유니크한 포지션이 아닌, 숱한 ‘Kanye 비트에 랩하는 랩퍼들’ 중 하나가 되어버린. (그런 점에서 이 베테랑이 G.O.O.D. Music에 합류하는 방식은 정말 싫었다.) 
그래도 Be만큼은 정말 잘 만든 앨범이다. Kanye의 비트는 완성형이 되어가던 때였고, Common의 랩도 날카롭게 살아있었다. 
처음으로 차트 1위의 맛을 본 것 역시 Kanye Effect이기도 하다.

시기

2004-2007

발매 앨범

  • Be (2005)
  • Finding Forever (2007)

대표곡

  • The Corner
  • The Food
  • Drivin’ Me Wild




4. The Neptunes Era

이건 명백한 실패다. 
The Neptunes과의 작업은 사실 그 전에도 있었다.(Electric Circus의 최대 히트곡 Come Close 가 The Neptunes 곡) 
정황을 추측하자면, Kanye 치트키로 성공한 Common은 잊고 있던 예술가병이 다시 도져, 그 때 재미나게 음악을 만든 친구를 불러와서 “해보자!”했던게 아닐까. Dilla는 이제 세상에 없으니, Pharrell이 그 역할을 하는거구. 
그런데 UMC는 절대로 Electic Circus가 될 수 없었다. The Neptunes의 비트들은 NERD 앨범에서와 같은 쫀쫀함이 없었고, 변화가 없는 Common의 flow는 이제 쌍팔년도 꼰대같기까지 하다. 총체적으로 어색했다.

시기

2008

발매 앨범

  • Universal Mind Control (2008)

대표곡

  • Announcement




5. The Second No I.D. Era

No I.D.와 함께 돌아온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였다. 
당시 “Kanye 멘토” No I.D.는 묵직한 작품들을 연달아 내놓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점이었고, Common은 지난 몇 년간의 뻘짓을 만회하고 변화를 해야할 시기였으니까. 화려한 시작을 함께 했던 이 둘은 다시 한 번 제대로된 힙합을 하고싶었나보다. (모두 Kanye님의 G.O.O.D. 한 지붕 아래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다만) 
확실히 No I.D.는 잘 하고 있다. 묵직하고 터프한 장르적 중심은 유지하면서, 동시대적인 작법으로 진화한다. (심지어 Nobody’s Smiling에서는 더 좋아졌다.)  
근데 문제는 Common의 랩이다. 그냥 옛날에 했던대로 한다고 되는게 아닌데 말이다. Flow는 정체되고, 날카로움은 사라졌다.
두번째 No I.D. 시대의 Common 음악을 듣고 깨달았다. ‘아 이제 이 형은 추억이 되었구나.’

시기

2011-현재

발매 앨범

  • The Dreamer/The Believer (2011)
  • Nobody’s Smiling (2014)

대표곡

  • Ghetto Dreams
  • Diamonds

Vessyl, 경험, Stephen Colbert

Vessyl

이 ‘컵’은 그 안에 담긴 음료가 무엇인지(예컨대 맥주인지, 카페라테인지, 오렌지주스인지) 알려주고, 칼로리까지 알려준단다.

식생활과 건강에 관심 많은 많은 주변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필요하겠다고 여기저기서 말하는 것도 많이 들었다.


..?

  • 컵에 음료를 붓는데(=무언가를 마시기 위한 준비 행위), 무엇인지도 모르고 붓나?
  • 뭔지 모를 액체를 확인하기 위한 컵?
  • 이 ‘칼로리 저울’을 씻어서 들고 다니면서 내가 마시는 모든 것의 칼로리를 알고 먹겠다?
  • 따르기 전, 음료수 병에 칼로리 안 써있었니?
  • 공산품이 아니더라도, 예컨대 생맥주 한 컵 칼로리 정도는 검색 한 번 하면 알 수 있잖아. 검색이 설거지보다는 더 편할 것 같은데?

뭐지 이 컵.. 왜르케 병신같지






경험

제품경험의 채널이자 도구이다. 어떠한 제품도 그 제품과 함께 만들어낸 경험이 없이는 의미가 없다. 

때때로 경험이 아닌 제품 그 자체만을 주목하느라, 그것이 진짜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고려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제품을 만드는 이는 더욱 그러하다. 자신이 만드는 제품에 들이는 노력에 스스로 감탄하고, 제품의 신선함에 감동받느라 이성을 잃을 수도 있다.

제품의 잠재적 고객 역시 비슷한 혼동을 경험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의 한마디들에, 영향력 있는 매체들에 게재되는 광고 효과에. 제품으로 무얼 할지보다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제품에 대한 호의를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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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의 확인과 기록이 점점 쉬워지고 있는 시대라는 점은 충분히 알겠다. 컵에 담긴 액체가 뭔지 알아낸다니, 와 정말 신기하다. (구색 맞추기용 실시간 트랙킹 부분은 걍 그렇다 치자.)

근데, 그러기 위해 컵 모양 칼로리 저울을 들고 다닌다는 것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넌센스다.


어떤 경험을 줄지에 대한 생각이 아닌, 내가 뭘 만들 수 있지에 대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흔히 가질 수 있는 넌센스이다.

적어도 실제로 사용되기를 원하는 제품이라면, 경험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야한다.



내가 만드는 제품 역시 이러한 오류에 빠지는 순간들이 항상 있기에, 더 와닿는 이야기이다.






Stephen Colbert

반갑게도, Stephen Colber님이 최근에 Vessyl을 재미있게 까주셨다.


내심 ‘헐’ 하던 점을 이렇게 조목조목 생활 언어로 짚어주니 반가웠고, 웃기기도 참 웃긴다.

그리고,

정확하다.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는 잠재 고객들이 이탈하면서는 말해주지 않는, 내재된 상식을 짚어주셨다.


[덧붙임]

  1. 내가 살고있는 문화권의 코미디언이나 방송인들도, 허구헌날 정치만 까지 말고, 제품이나 예술도 재밌게 까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2. Vessyl이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좋은 기술을 제품으로까지 구현해낼 수 있는 이런 조직이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며 성장했으면 좋겠다.
  3. 내 제품도 항상 넌센스로 둘러쌓여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신에게 시니컬해져야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내 성격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마크다운(Markdown) 이야기 →

likejazz:

글쓰기를 많이 하다보니 raw text를 위한 공통의 플랫폼이 필요했다. 노트/블로그/위키/메일 모두 보이는 것의 차이일뿐 실제로 ‘글’ text 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에버노트는 이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놀라운 툴이었고 거의 6-7년째 써오고 있으나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출판 publish 하는 과정에서 거의 재작성 수준의 편집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블로그/위키/메일 모두 rich editor가 서로 다르게 동작해 매번 다시 스타일링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에버노트 자체도 이기종간 스타일이 잘 유지되지…

God is in the details.

Ludwig Mies van der Rohe

The problems are solved, not by giving new information, but by arranging what we have known since long.

Ludwig Wittgenstein, Philosophical Investig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