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3 / 2011

친절한 바둑판 장인 이야기

바둑판 장인은 섬세한 손길로 끈기 있게 은행나무 바둑판을 만들었다. 돈 많고 까다로운 바둑협회의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때로는 그의 바둑판이 요상한 모습이 되어가도 열심히 만들었다. 명실공히 협회 공인 바둑판이 되었지만, 워낙 특이한 형태여서 국제 경기에 사용하기에는 좀 무리이기는 하다.

바둑판 장인은 친절하기로 유명하다. 투철한 애프터서비스 정신을 발휘하여 바둑협회와 기사들을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해 애쓴다. 그의 친절함은 어느새 상식처럼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이제는 대국 중에 나온 집 수를 셀 때에도 사람들은 그 장인을 찾는다. 자신이 만든 바둑판 위에서 이루어진 대국이니, 자신이 그 모든 것을 기록하고 찾아주는 것도 당연한 이치라 생각한다.

친절한 장인. 모두가 좋아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프로다. 열심히 일하고, 실력도 괜찮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적어도 장인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한다.